[2021. 02. 28.] 죽음을 지우는 특수청소부 “24세 취준생 방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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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2. 28.] 죽음을 지우는 특수청소부 “24세 취준생 방에는…”

중앙일보 카드뉴스 2021. 02.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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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해용(36)씨는 죽음을 지우는 일을 한다. 변사사건, 고독사, 자살한 사람들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특수청소업체를 10년째 운영하고 있어서다. 유품 정리와 오래된 변사체로 인한 혈흔과 악취 제거 업무가 주다.


그가 다루는 고독사는 가족과의 왕래가 끊긴 40~50대의 사례가 대부분.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울감, 자기 비관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늘자 길씨는 더 바빠졌다고 한다.



Q. 코로나19 이후 업무환경이 변했다고 느끼나?

A. “확실히 변했다. 현재 한 달 평균 20건 정도 업무가 들어온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비해 일이 2배가 늘었다. 전엔 고독사가 업무의 60% 정도였다면 지금은 절반 정도가 자살로 인한 뒷정리 요청이다. 최근엔 20~40대 청년, 중년 자살의 현장 청소업무가 대부분이다.”



Q. 최근 기억 남는 현장이 있나?

A. “홀로 자취하던 24살의 취업준비생이 자살한 원룸이 기억에 남는다. 이 현장을 발견한 고인의 친구가 의뢰를 해왔다. 자취방에 도착하니 책상과 책꽂이에 토익 문제집과 취업 준비서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또 다른 현장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30대 여성의 오피스텔이었다. 오피스텔 내부에는 본인의 마음을 다잡는 글귀를 적어놓은 포스트잇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진단서와 알약 봉투 사이에 있는 그 글귀를 보고 지나칠 수 없어 사진을 찍어뒀던 기억이 난다.”



Q. 특수청소부로 일하면서 힘든 점은?

A. “주민 민원이 힘들다. 약품 살포를 본인 집에도 해달라거나, ‘집값 내려간다’ 등 피해를 보게 됐다며 항의한다. 특수청소가 허가나 자격증 기반으로 운영되는 게 아니어서 쓰레기 처리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길씨는 본인의 7년간 활동기를 홈페이지에 기록해오고 있다. 일본 유품정리업체를 따라 하며 시작한 일이다. 주인 없이 홀로 남은 도마뱀을 파충류 커뮤니티에 올려 입양을 대신 보낸 적도 있다고 한다.


길씨는 “정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또 쓸쓸하게 세상을 떠난 고인에 대한 작은 기억이라도 남기기 위해 그들의 마지막을 기록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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