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기르던 도마뱀붙이 [크레스티드 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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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고인유품정리 과정에서 고인이 기르던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동물들은 보통 유가족들이 데려가거나 함께할 여력이 안되는 경우 유기동물보호센터에 전달하는 경우가 통상적이다.

(* 이런 반려동물들을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무조건적으로 받아주지는 않는다. 고인의 재산을 유가족들이 상속받듯이 반려동물 또한 유가족들에게 권리가 넘어가는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유기동물로 구분하지 않는다.)


문제는 고인이 무연고사망자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인데 이런 경우 건물주, 집주인, 관리사무소 등의 의뢰인들은 당사에 반려동물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한다.

당사 에피소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당사도 사업 초기에는 이러한 반려동물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꽤나 어려움과 고생이 있었고 추후 발생되는 문제들 또한 여러모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또 이런 일이 재차 발생한다면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며 해당 사건 이후로는 고인이 기르던 반려동물 문제들을 당사에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의뢰인이 있으면 작업의뢰를 거의 대부분 거절하였다.

이에 성사가 불발된 작업의뢰 현장이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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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한 지역에서 고인유품정리 작업을 진행하였다.

현장에서는 고인이 기르던 도마뱀붙이들이 발견되었는데 해당 사업을 10여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도마뱀붙이를 접하는 것은 이번 현장이 처음이었다.

(* 해당 현장은 전화상으로 의뢰가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작업 당일, 현장에 방문하였을 때 고인이 기르던 동물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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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개의 사육장이 책상 위에 놓여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보니 도마뱀붙이 3마리는 살아 있었지만 움직임은 거의 없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이미 죽어 있었다.

또한, 바닥에 깔려있던 키친타올은 바짝 말라 있었고 먹이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해당 현장은 사망한 고인을 수습한 후 곧바로 작업을 진행한 현장이 아니라 고인의 장례 등의 사망 후 절차를 거친 뒤 작업을 진행한 관계로 일정기간 현장이 방치되어 있었으며 더욱이 창문은 열려있고 보일러의 전원이 종료되어 있던 관계로 실내 온도는 꽤나 낮은 편이었다.

한동안 충분한 먹이와 온도 및 습도가 공급되지 않는 등,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도마뱀붙이들의 생존요건이 떨어져 있어 죽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급한 대로 해당 현장에 있던 분무기에 물을 채워 넣고 사육장마다 수분을 공급해 주었다.


작업이 종료되자마자 곧바로 당사 본사로 이동하였으며 본사 도착 후 사육장들을 박스에 옮겨 담은 뒤 자동온도조절기를 가동하여 도마뱀붙이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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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붙이들처럼 살아있는 생물들은 일반적인 유품들처럼 폐기처리를 할 수 없기에 아는 지인들을 토대로 여기저기 연락하여 맡아줄 수 있는지 수소문을 해보았다.

하지만 첫 통화, 문자부터 흔쾌히 허락할 지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파충류샵에 문의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파충류샵이 검색된 관계로 도마뱀붙이들을 맡아줄 수 있는 업체가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으며 이에 본사에서 가까운 파충류샵부터 연락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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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통화에서 파충류샵 대표는 도마뱀붙이들의 종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는 도마뱀붙이들의 종을 전혀 모르기에 모른다고 대답하였고 파충류샵 대표는 본인들이 관리하는 종과 같은 종이면 맡아줄 수 있고 본인들이 관리하는 종이 아니면 맡아줄 수 없다며 도마뱀붙이들을 촬영하여 사진을 문자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나는 통화 종료 후 곧바로 도마뱀붙이들을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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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바와 같이 한 마리는 이미 죽어있었고 한 마리는 허물?이 제대로 벗겨지지 않은 채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남은 두 마리는 그나마 활동성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다.


도마뱀붙이들을 촬영한 후 파충류샵 대표에게 문자를 보내자 곧바로 연락이 왔다.

파충류샵 대표는 해당 종들이 본인들이 관리하고 있는 종과 같다며 파충류샵으로 찾아 오면 맡아줄 수 있다는 말을 하였다.

이에 나는 도마뱀붙이들과 사육 관련 용품들을 전부 챙겨 방문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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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종료 후 곧바로 파충류샵 대표에게 전달할 물건들을 정리하였다.

사육장부터 시작하여 자동온도조절기, 먹이, 지형물?, 알 수 없는 흙? 등 도마뱀붙이들의 사육에 사용되었던 물품들을 모두 챙긴 뒤 곧바로 파충류샵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으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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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와 파충류샵과의 거리가 가까운 관계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파충류샵 대표와 인사를 나눈 뒤 당사의 사업을 소개하고 해당 도마뱀붙이들과 관련된 사연을 전달하였다.

사연을 들은 파충류샵 대표는 흔쾌히 도마뱀붙이들을 맡아주었고 이에 나는 사육 관련 용품까지 모두 전달한 뒤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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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당시만 하더라도 도마뱀붙이들을 어떻게 해결을 해야 될까 고민이 많았는데 파충류샵 대표가 도마뱀붙이들을 맡아준 관계로 솔직히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살아있는 동물이 남아 있는 고인유품정리 현장의 경우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장의 작업의뢰는 들어오지 않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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